싱그러운 5월의 토요일 오늘 날씨는 흐립니다.

이제 싱그러운 봄에서 신록이 푸르른 나날이 되어가는 군요.

그럼 오늘 하루도 기쁜 하루~♬즐거운 하루~♬행복한 하루~♬^^

5월은 다른 달보다 더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성급한 등꽃이 만개해 봄을 더욱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등꽃 아래서
- 이해인 님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중에서 -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꽃말 : 환영, 사랑의 결합    등꽃을 말려 베개에 넣어면 부부의 금술이 좋아진다고도 합니다^^ 

 

 달맞이꽃 Evening Primrose 月見草  달맞이꽃속,    꽃말 : 기다림, 말없는 사랑 

 분포 : 아시아, 남아메리카 | 서식지 : 물가·길가·빈터
바늘꽃과(―科 onagraceae)에 속하는 2년생초. 남아메리카의 칠레가 원산지이며 귀화식물

 달맞이꽃
                                                              - 이해인 수녀님
당신은 아시지요?
달님

당신의 밝은 빛
남김없이 내 안에
스며들 수 있도록
이렇게 얇은 옷을 입었습니다

해질녘에야
조심스레 문을 여는
나의 길고 긴 침묵은
그대로 나의 노래인 것을,
달님

맑고 온유한
당신의 그 빛을 마시고 싶어
당신의 그 빛깔로 입었습니다

끝없이 차고 기우는 당신의 모습 따라
졌다가 다시 피는 나의 기다림을
당신은 아시지요?
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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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이해인·수녀 시인, 1945-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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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엔 내가
                - 이해인

숲속의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를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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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 이해인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며
11월의 나무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지금 아닌
머언 훗날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별밭에 꽃밭에
나뭇잎 지는 세월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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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꽃 아래서
                   - 이해인 님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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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시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화 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르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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