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시

                   - 이해인 -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요 

'그림내 > 향기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주 특별한 간식?  (0) 2010.06.13
바람이 불어오는 곳  (0) 2010.06.05
로즈마리  (0) 2010.05.22
친구가 있다는 것은   (0) 2010.05.22
사랑이라는 이름의 선물  (0) 2010.05.12

 작은 로즈마리 화단에서 자리 잡더니 요로콤 커져 이젠 주변 향기를 모두 가지고 있네요^^

 

친구에게
                               -이해인 
나무가 내게
걸어오지 않고서도
많은 말을 건네 주듯이
보고 싶은 친구야


그토록 먼 곳에 있으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너


겨울을 잘 견디었기에
새 봄을 맞는 나무처럼
슬기로운 눈빛으로
나를 지켜 주는 너에게


오늘은 나도
편지를 써야겠구나


네가 잎이 무성한 나무일 때
나는 그 가슴에 둥지를 트는
한 마리 새가 되는 이야기를


네가 하늘만큼
나를 보고 싶어할 때
나는 바다만큼


너를 향해 출렁이는 그리움임을
한 편의 시로 엮어 보내면

너는 너를 보듯이


나를 생각하고
나는 나를 보듯이
너를 생각하겠지?


보고 싶은 친구야

'그림내 > 향기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 불어오는 곳  (0) 2010.06.05
6월의 시  (0) 2010.06.02
친구가 있다는 것은   (0) 2010.05.22
사랑이라는 이름의 선물  (0) 2010.05.12
처음 하듯이  (0) 2010.05.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