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 반기룡
해마다
색동옷 입고
파도타기를 하는 듯
점점이 다가오는 너에게
어떤 색깔을
선물해야 고맙다고 할까













가을 보내기 

                           - 조영서 

가을이 무게를 덜어낸다 

한 잎, 

두 잎, 

바람은 보이지 않는데 한량없이 매달릴 수도 없는 일, 

나뭇잎이 떨어진 하늘은 군데군데 넓다 

바람이 바람을 몰고 간 

빈 두물머리, 

바람은 저무는 꼬리가 더 길다.

올해 이상 기후로 단풍보기가 어려워졌다는 데 그래도 이리 고운색을 보여주는 단풍나무가 있어 감사합니다~







낙엽

                                  -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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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 

                   - 오보영

더 이상 

속 깊숙이 감춰둘 수 없어서 

더 이상 

혼자서만 간직할 수 없어서 

세상 향해 고운 빛깔 

뿜어내었다 


반겨주는 이들 위해 

활짝 웃었다 

갈바람에 시린 가슴 

달래주려고 


파란 하늘 병풍에다 

수를 놓았다



단풍의 이유  

                    - 이원규

이 가을에 한 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행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 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람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얼다가 축축이 젖을 때까지

합장의 뼈마디에 번쩍 혼불이 일 때까지.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 혹은 가슴앓이
                                        - 이민우

가슴앓이를 하는 게야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대낮부터
낮술에 취할 리가 없지

삭이지 못한
가슴속 붉은 반점
석양으로 타오르다 마침내
마침내 노을이 되었구나

활활 타올라라
마지막 한 잎까지
아쉬워 아쉬워 고개 떨구기엔
가을의 눈빛이 너무 뜨겁다

선홍빛 단풍으로 눈이리지만 그래도 오래 오래 간직하고 픈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요~


이런 화사함을 어찌 그냥 보낼 수가 있겠어요~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 두고 싶은 이 욕심 ㅎㅎ

그 마음 블로그에 가득 채워봅니다^^

어제보다 더 즐겁고 보람있는 오늘을 기약하며...  행복하세요~~

단풍 [丹楓, red leaves]
기후가 변함에 따라 잎 색깔이 초록색에서 붉은색·갈색 또는 노란색으로 바뀌는 현상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에 초록색 엽록소가 파괴되어 엽록소에 의해 가려져 있던 색소들이
나타나거나, 잎이 시들면서 잎 속에 있던 물질들이 그때까지 잎 속에 없던 색소로 바뀌기 때문에 일어난다.

가을철 낮·밤의 온도차가 심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단풍이라 부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죠~

이렇게 곱고 고운 단풍을 실컷 보았으니 이제 가을을 보내줘도 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예쁜 색깔의 단풍이지만 사실은 죽어가는 나뭇잎이다. 일 최저기온이 5℃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나무가 엽록소의 생산을 중지하고 잎 안에 안토시아닌을 형성하여 붉은색, 노란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식물의 잎에는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색소가 들어있는데, 녹색을 나타내는 클로로필, 붉은색을 나타내는 안토시안, 노란색 색소인 카로틴과 크산토필 등이 있다. 녹색 잎이 가을에 붉은색,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은 바로 이 색소의 변화 때문이다.

단풍은 기온, 습도, 자외선 등 외부조건에 따라 다양한 효소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같은 수종이라 하더라도 색깔이 다양하고, 해마다 그 질이 다를 수 있다.

오메 단풍 들겠네!
                                                        -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겠네
장광은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 보며
오-메 단풍 들겠네

추석이 내일 모래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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