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 안숙자

용을 쓰며 비틀어대는
마지막 잎사귀의 절규까지도
눈물샘에 헹구어낼 심성이라면

완숙한 여인의
고혹한 미소가 아니어도
농염한 자태가 아니어도 좋다

욕망도 이기도 훌훌 벗어 버리고
가릴 것
덮을 것도 없는 맨몸으로

모로 세운 칼날 위,
멍울진 꿈 말아 쥔 채
눈 뜨고 이렇게 깨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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