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친구 없나요?

                                    - 안 성 란

   작은 오솔길
   낙엽이 쌓인 길에
   함박꽃을 닮은 웃음으로
   무지갯빛 아름다운
   가을을 같이 갈 친구 없나요?


커피 향기가 풍기는
커다란 창이 있는 작은 집에
등 깊은 소파에 앉아
투박한 찻잔 속에 추억을 그리며
도란도란 책하나 펼쳐놓고
곱고 곱던 옛 시절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 어디 없나요?


작은 상자 속에 넣어둔
오래된 일기장에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단풍잎 하나 주워
보고 싶은 친구에게 사연을 쓰고
은행잎 하나 주워
그리운 사람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의 냄새가 그리워지는
낙엽이 지는 가을 길을
동행해 줄 친구 하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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