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같이
                          - 노천명
큰 바다의 한 방울 물만도 못한
내 영혼의 지극히 작음을 깨닫고
모래 언덕에서 하염없이
갈매기처럼 오래오래 울어보았소.


어느 날 아침이슬에 젖은
푸른 밤을 거니는 내 존재가
하도 귀한 것 같아 들국화 꺾어들고
아름다운 아침을 종다리처럼 노래하였소.

허나 쓴웃음 치는 마음
삶과 죽음 이 세상 모든 것이
길이 못 풀 수수께끼이니
내 인생의 비밀인들 어이 아오.

바닷가에서 눈물짓고
이슬언덕에서 노래불렀소.
그러나 뜻 모를 인생
구름같이 왔다 가나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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