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 원태연

바쁘면 

시간을 다투는 일이 생기면

정신은 하나 없는데

생각이 납니다

언제나

시계가 없다고 사준다 해서

답답해서 싫다하면

묶여 사는 것 같아 싫다하면

돌아오는 생일날에는

수갑처럼 꼭 채워준다 해서

몇번의 생일이 지나

어느덧 시계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고

어느 정도 기억은

웬만만 하면 그저 지나치게 되는데

그때 듣던 노래도

지난 세월과 함께 묻혀져 가는데

바쁘면 

시간을 다투는 일이 생기면

해야할 일보다

맞춰야 할 시간보다

먼저 생각이 납니다

지랄같이

바쁘면

더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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