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Hybridizing Earth, Discussing Multitude)

기간 2016. 9. 3.∼11. 30. (89일간, 매주 월요일 휴무)

장소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  /  전시감독 윤재갑(중국 하우아트뮤지엄 관장)

출품작가·작품 : 23개국 56명(팀) 168점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Hybridizing Earth, Discussing Multitude

시공을 초월해 네트워크를 가능케 하는 디지털 기술은 전 지구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어버렸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하나의 앱 속에는 전 세계 10억 인구가 인종, 종교, 국가를 초월하여 네트워크화 되어 있습니다. 인류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다른 ‘다중의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종교, 다양한 인종, 다양한 국적의 예술인과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토론하는 비엔날레야말로 다중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전시형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는 문학이나 음악, 영화 등 다른 문화 영역이 가지지 못한, 미술이라는 장르와 비엔날레라는 형식만이 가진 고유한 장점입니다.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 인간과 자연, 동양과 서양,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본과 기술의 혼혈로 만들어진 ‘이 풍요롭고 가난한’ 세상의 끝자락이 혼혈하는 지구입니다. 그곳은 자본과 기술로 단순히 환원되어서는 결코 안 되는 인류의 삶이 존재하는 곳이며, 현실과 대립하는 인간의 저항과 탈주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는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입니다. 시장의 비효율성과 인간의 비합리성, 시장과 제도에 종속된 미술의 근원적 취약성 등을 모두 성찰하는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자리입니다. 벤야민의 절규처럼 문명의 기록은 동시에 야만의 기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윤재갑 ㅡ 2016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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