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해돋이라 부를까, 해넘이라 부를까?
- 릴케
너를 해돋이라 부를까, 해넘이라 부를까?
그 까닭은 가끔 나는 아침이 두렵기만 해서,
장미처럼 붉은빛의 아침을 향해 겨우 손을 뻗고,
노래 하나 없이 길기만 한 낮이 시작되기 전
아침의 피리 소리에서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은 부드럽고, 나의 것이다.
내 바라봄으로 저녁은 조용히 비추어지고,
내 품 안에는 숲들이 잠들어 있다. 그러면
내 스스로가 그것들 위로 울리는 소리가 되고,
바이올린 속에 깃든 어둠과
내 모든 짙은 어둠은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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