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물위에 반영된 풍경이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게 합니다~
아쉬움과 미련을 가져봐야 어쩌겠어요~ 오늘 아니 내일이 더 중요한 걸...
'보래구름 > 초록&열매&동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딱새의 12월~ (0) | 2013.12.09 |
---|---|
송교지수(松喬之壽 : 인품이 뛰어나고 오래 사는 사람)를 가리키는 소나무 (0) | 2013.12.06 |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산에서 살고 있는 들꿩들이 잘 먹게 생긴 덜꿩나무열매 (0) | 2013.11.05 |
잎이 떨어지고 서리가 내릴 때까지 붉은 열매가 달려 있다'는 의미 - 낙상홍 (0) | 2013.11.01 |
단풍보다 더 붉은 가을 열매들 (0) | 2013.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