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꽃들 자취 감춘 늦가을, 황량하고 스산한 추위속에서 다소곳이 고개숙여 핀 차꽃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이...

둥글고 오목한 다섯 개의 하얀 꽃잎속에 노란 꽃술이 소담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꽃 가까이서 마음 차분히 가라앉히니 그 아득하고 은은한 향기가 전해져 옵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나지도, 향기가 멀 리퍼지기도, 꽃색깔이 강렬하지도 않아서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않는 꽃

그것은 차꽃이다.  차꽃은 가을에, 다 쓰러져 가는 가을에 우리에게 진득한 생명감을 안겨주는 꽃이다.

차꽃이 지금 한창 피어나고 있다. 차나무 는 동백나무과에 속하는 것이어서 차꽃의 모양은 동백꽃을 닮았다.

차꽃은 작은 동백꽃 크기와 모양에 꽃잎 색깔은 하얀색, 그 안에 15∼20개의 노란 꽃술들을 가을 꽃들은

대부분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들국화가 그렇고 살살이꽃(코스모스)이 그렇다.

차꽃은 다른 꽃들처럼 색깔이나 향기나 모양 자체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색다른 미덕으로 사람을 끈다.
차꽃이 피어있는 모습은 동백나무과 나무의 꽃들이 그렇듯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세력이 강한 이파리들 사이에 묻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녹색 이파리 사이에서 새하얀 차꽃이 샛노란 꽃술을 안고 빠끔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은 겸허와 소박의 미덕이 주는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차꽃은 이파리 사이에 적지않은 숫자로 피어나 벌나비를 열심히 부르고 있다.
이 차꽃은 모진 서리와 혹은 눈보라까지 겪으면서 꿋꿋이 열매를 맺는다.

차꽃과 차열매는 서로 만난다고 해서 차나무를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고 한다.
올해 핀 꽃이 지난해 핀 꽃에서 맺힌 열매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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