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꽃 필 때까지
- 백승훈
서편 하늘 가득
눈구름이 몰려와
당신 떠난 빈 뜰 위로
진눈깨비를 뿌려댑니다
당신의 발걸음 잦던
마당 모퉁이
키 작은 앵두나무도
다소곳이 서서 눈을 맞습니다
꽃 피는 봄을 기다리며
앵두나무가 눈을 맞고 서 있듯
이 쓰라린 겨울을 견디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 겨울을 건너갑니다
봄이 다시 찾아와
앵두꽃 필 때까지
흰 꽃잎 눈이 되어
온 세상 하얗게 덮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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