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
                                                                               - 권혁소
모래 위에 지은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거기엔 춥고 어두운 바다도 없을 거야
거기엔 엎드려 잔다고 야단치는 선생님들도 없을 거야
거기엔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 호통 치는 대학도 없을 거야
거기엔 입시도 야자도 보충도 없을 거야
거기엔 채증에는 민첩하나 구조에는 서툰 경찰도 없을 거야
거기엔 구조보다는 문책을, 사과보다 호통을 우선 하는 대통령도 없을 거야

어여쁜 너희들이 서둘러 길 떠나는 거기는
거기는 하루, 한 달, 아니 일생이 골든타임인 그런 나라일 거야

따뜻한 가슴으로 꼭 한 번안아주고 싶었던 사랑하는 아이들아
껍데기뿐인 이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눈물만이 우리들의 마지막 인사여서 참말 미안하다.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아니,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2014년 5월 28일 80명의 교사선언에서...

선생님들의 용기에 부끄럽고 죄스런 마음을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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