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의 처진소나무로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이며 높이는 6m, 둘레가 3.5m이며, 수령이 500여년 정도로 추정




가을하면 감이죠 ㅎㅎㅎ

운문사, 비밀의 숲 

                               - 성영희

 

나 다시 태어난다면

운문사 극락교 너머 비밀의 숲에

이름 없는 한 포기 풀꽃으로 살고 싶네

구름도 쉬어가는 이목소 맑은 물

갈 봄 없이 내려와 얼굴을 씻는 소나무 곁에

정갈한 수건 한 장 두 손으로 받들고

비구니 꽃으로 늙어가도 좋겠네

 

이른 아침,

호거산 병풍을 펴는 예불소리에 눈 뜨고

깊은 밤, 구름문 열고 산책 나온 달빛,

그 하얀 발자국 소리를 베고 잠이 들겠네

문살을 스치는 바람에도 일어나 합장하고

오백년 소나무가 땅을 향해 경배하는 겸손을 배우겠네

 

그대, 마음이 슬프거나 어지럽다면 함께 가지 않겠나

호거산 줄기 속 연꽃처럼 피어난

운문사 극락교 너머 비밀의 숲으로,

목탁 속 같은 이 골짜기

몸속을 울리고 나오는 독경 소리들

비스듬히 열린 장지문에 저녁햇살로 살면 또 어떠하겠나,

우리, 가슴을 열면 하늘문도 열리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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