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

                                             - 홍마 송용일

납작 엎드렸다

지표면을 최대한 넓힌 겨울 초

삭풍을 이겨야 한다고 흙 속에서부터 배웠다

따스한 봄날 푸르러지고 싶었지만

그들 속에서 존재를 알릴길 없어

이 겨울 삶을 알리고 있다

아낙네들 엉덩이 질펀하게 눌러도

바구니 속에서 오가는 이야기 즐거워 아픔을 참았다

봄 문어가 이파리 위 올라 해풍을 타면

감칠맛이 더한다고 입 소문이 자자한데

냉기가 도사리는 빌딩 숲아래 민초를 본다

아스팔트를 기대고 새벽을 밝히며

삶을 허우적거리고 있다

밝은 태양아래 얼마나 웃고 싶을까

새벽 찬 바람 연민의 눈길이 밟아도

최대한 몸을 낮추어 삶을 넓힌다

봄 문어가 오르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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